하이큐 센티넬버스au/마츠이와, 하나쿠니, 오이츠키

마츠카와 잇세이(가이드) x 이와이즈미 하지메(센티넬)

하나마키 타카히로(센티넬) x 쿠니미 아키라(가이드)

오이카와 토오루(센티넬) x 츠키시마 케이(가이드)

근데 츠키시마는 안나오고 세이죠 위주ㅋㅋ






  "까불지 마!"


  곤봉을 휘두르며 달려드는 사내를 이와이즈미가 큰소리로 마주했다. 휘두르는게 아니라 들고 내려치는데 가까운 곤봉을, 이와이즈미가 한 팔로 가볍게 막으며 상대의 발을 차 넘어트렸다. 단박에 뼈가 부러져 나뒹구는 남자를 훌쩍 뛰어 넘는 이와이즈미의 귀에서 무전이 울렸다.


  "이와이즈미 선배, 너무 요란해요."

  "어차피 도망갈 곳도 없잖아?"

  "그래도……."


  이와이즈미의 이어폰 너머로 쿠니미가 말을 흐렸다. 이와이즈미의 말대로 사람이 도망칠만한 구석을 다른 센티넬들이 막고 있는 건 맞지만, 이와이즈미의 방식은 적응이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이 임시로 센티넬과 가이드의 관계를 맺은 적도 있었지만 성향은 그렇게 맞는 편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특별히 사이가 나빠 싸움을 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싸운다면 오히려….


  "오이카와 씨는 쿠니미 쨩한테 동의~. 이와 쨩 너무 폭력적이라니까?"

  "시끄러! 넌 항상 하는둥 마는둥 하잖아?!"


  이쪽이지. 타이밍 좋게 무선에 끼어든 오이카와의 위치를 모니터로 확인하며 쿠니미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교신은 기본적으로 쿠니미가 위치한 관제트럭에서 끊었다 연결했다 할 수 있었지만, 오이카와는 늘 자기 마음대로 회선을 가로채 사용하곤 했다. 처음엔 놀랐지만, 이젠 이것도 매번 말다툼을 하는 두 사람만큼이나 그러려니 할 수 있는 부분이 되었다. 자신도 열심히 한다며 항변하는 오이카와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쿠니미가 모니터링을 계속했다. 오이카와로 표시되는 파란 점 주변의 기둥 뒤에 빨간 점들이 착착 모여들었다. 쿠니미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하나마키 선배."

  "기다렸습니다~."

  "우왁! 맛키! 오이카와 씨 눈! 눈!"


  쿠니미가 하나마키를 부르자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먼저, 그리고 오이카와의 호들갑 떠는 소리가 뒤이어 들렸다. 전투 최전방에는 이와이즈미가, 그 뒤에서 적절한 엄호를 하고 상황 판단을 내리는 오이카와가 있다면 하나마키는 갖가지 무기를 활용해 후방 지원을 하는 타입이었다. 그리고 오이카와의 반응으로 미루어보아, 하나마키는 미리 준비한 섬광탄을 적절하게 쓴 모양이었다.


  "그러게 미리 보안경 쓰라고 했잖아~."

  "던지기 전에 말 한 번 해주면 안 돼? 오이카와 씨 실명할 뻔했어!"

  "하하, 하지메 파이팅!"


  하나마키가 오이카와의 말을 무시하고 이와이즈미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오이카와와는 다르게 섬광으로 보호받은 시력으로 이와이즈미가 하나 둘 씩 기둥 뒤의 사람들을 쓰러트렸다. 후방지원의 도움이 있다고 하지만 언제봐도 무서운 일당백이었다. 센티넬은 기본적으로 오감이 뛰어났지만, 각성을 하고 나서 개개인의 특징에 따라 자랑할 수 있는 능력이 달랐다. 이와이즈미의 경우엔 대인 전투 능력이 매우 뛰어난데, 보통 사람들이 잡아내기 힘든 자신 주변의 상황을 오감으로 잡아내 남들보다 정확하고, 빠르고, 강하게 움직이는 거였다. 사실 그의 전투를 가까이서 본 적 있는 쿠니미는 오감보단 육감, 동물적인 감각에 기반하는 거란 생각을 했지만.


  "다 눕혔다!"

  "오이카와 씨도 오케이야."

  "나도 됐어. 하지메는 너무 무리한 거 아냐?"


  큰 전력들은 아니지만 혼자 스무 명 남짓한 사람들을 때려 눕혔으니 하나마키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어차피 지금 세 사람의 목적은 목표 세력의 전력 줄이기가 다였으니 슬슬 물러나도 될 터였다. 듣기로 이 다음은 최근 떠오르는 다른 팀이 맡는다고 들었다. 카라스노였지. 반은 베테랑, 반은 신입으로 구성된 신생팀인데 상층부의 변덕 때문인지 무엇 때문인지 뜬금 없이 이번 일의 하이라이트를 담당하게 됐다고. 쿠니미가 잠시 그 속에 있을 악우를 떠올리는 동안, 누군가 그의 귀에 있는 이어폰 한 쪽을 벗겼다.


  "아."

  "괜찮아?"


  모니터와 잡담, 그리고 상념에 정신이 팔린 사이 존경스럽게도 후배에게 모든 일을 맡기고 물러나 있던 마츠카와가 교신 스위치를 눌렀다. 모니터 상의 이와이즈미가 있을 파란 점 옆에 마이크 표시가 떴다.


  "뭘 쪼르르 와서 물어보고 있어? 당연히 괜찮지."

  "아니, 좀 안 괜찮아도 되는데. 나도 일 해야지."

  "헛소리."


  이와이즈미가 한마디로 마츠카와의 물음을 일축했지만 나쁜 기색은 아니었다. 쿠니미가 슬쩍 눈을 굴려 마츠카와를 올려다 보았다가, 다시 모니터로 시선을 돌렸다. 쿠니미의 시선은 이제 하나마키라고 적힌 파란 점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럼 슬슬 철수하자. 쿠니미도 조금만 더 수고해줘."

  "예."


  나이 차이는 겨우 두 살이었지만 쿠니미에게 마츠카와는 꽤 까마득한 선배였다. 오이카와나 이와이즈미보다도 먼저라고 들었지만 그가 몇 살 때부터 이 일에 몸을 담았는지는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 오이카와는 알고 있는 기색이었지만 일부러 말하지 않는 것 같기도 했고.

  귀에 끼고 있던 무선 이어폰을 쿠니미에게 돌려준 마츠카와가 그대로 트럭 밖으로 나갔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이와이즈미의 상태가 신경쓰이는 모양이었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 보였는데, 베테랑은 다른 걸까. 쿠니미와 하나마키는 센티넬과 가이드의 관계를 정식으로 맺은 지 한달을 겨우 넘기고 있었다. 그래도, 적어도 하나마키가 지금 괜찮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돌입 후엔 크게 적과 부딪힌 일도 없고, 하나마키는 전면전에 나서지도 않았으니까. 하지만, 괜히 느낌이 좋지 않았다.

  쿠니미의 시선이 하나마키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파란점을 쫓았다. 이와이즈미와 오이카와는 같은 층에서, 하나마키는 그 윗층에서 위치를 잡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마키는 혼자 윗층에서 귀환중이었다.  뭔가 물어보기라도 할까. 알아온 이래로 특별히 살갑게 대한 적이 없어서 하나마키가 놀랄지도 모른단 생각을 하며, 쿠니미가 마이크 수신 버튼을 눌렀을 때였다.


  "하나마키 선배?"


  찰나였다. 하나마키를 잡고 있던 파란점이 모니터에서 사라졌다. 무선엔 듣기 싫은 노이즈만 응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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